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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리뷰]아, 쿨하다!…영화 '존 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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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1.27 03: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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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 쿨하다!…영화 '존 윅' 

 


전설의 킬러 '존 윅'(키애누 리브스)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하면서 범죄 세계를 떠난다. 행복도 잠시, 투병 끝에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그 앞으로 아내가 죽기 전에 보낸 강아지 한 마리가 배달된다. 강아지를 돌보는 것으로 삶의 이유를 찾아가던 존 윅에게 다시 한 번 불행이 찾아온다. 괴한이 들이닥쳐 아내가 남긴 강아지를 죽이고 그의 차를 빼앗아 간다. 존 윅은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며 다시 킬러로 돌아간다.

 '존 윅'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설명이 필요 없다. 죽여야 할 사람이 있고 그들을 죽이는 사람이 있다. 데이비드 레이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두 사람은 최고의 스턴트맨 출신이다)은 애초 '존 윅'을 통해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의 목표는 간결하다. '서사는 최소화하고 액션은 극대화한다.' 액션영화는 흔하다. 키애누 리브스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는 똑똑해져만 가는 관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 답은 명확하다. 창조적이며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최대한 멋지게 선보이자. 이게 전부다. 리브스는 "영화의 이야기를 삶과 연관시키고 싶었다"고 했지만, 그냥 하는 소리다.

 '존 윅'은 성공적인 액션영화다. 영화는 액션영화를 보는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안다. 그것은 유희정신이다. 극한으로 다다른 육체의 움직임이 우리 신체로 직접 전달하는 카타르시스다. TV로 격투기 스포츠를 지켜보며 이리저리 주먹을 휘두르고 입으로 소리를 내는 중년 남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 느껴지는가. 액션영화를 보고 나와 주인공의 움직임을 흉내 내는 철없어 뵈는 청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 느껴지는가. 그것이 우리가 '액션'을 보는 솔직한 이유다. '존 윅'을 보고 나오면 몸을 움직이고 싶어진다.

관객은 이미 익숙해져 버린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다. 만약 '존 윅'의 액션이 우리가 익히 보아오던 흔한 액션을 답습했다면 이 영화를 굳이 봐야 할 이유는 없다. '존 윅'이 보여주는 '대체로 새로운' 액션은 만원에 가까운 돈을 기꺼이 내게 한다.

압권은 역시 '건푸(Gun+Kung-Fu)'다. 총과 쿵후를 결합한 액션이라는 의미다. 잘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다시 설명해보자. '존 윅' 액션의 매력은 두 인물의 근접전에서 폭발한다. 총은 일반적으로 원거리의 적을 제압하는 도구다. 하지만 전설적인 킬러 존 윅은 이 총을 마치 단도(短刀)처럼 활용하며 눈앞에서 선 적을 제압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단도는 어떤 무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상대의 급소를 찔러야 하는 무기다. 영화는 이런 단도의 움직임을 총에 적용한다. 애초 존 윅은 백발백중을 자랑하는 전설의 킬러다. 어떻게 쏴도 총알은 정확하게 날아간다. 감독은 존 윅의 움직임에 속도를 더한다. 서서 쏘고, 무릎 꿇고 쏘고, 누워서 쏘면서 총구는 위아래로 쉬지 않고 방향을 바꾼다. 이것을 연속 동작으로 보여주는 게 '존 윅'의 액션이다.(직접 보는 게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컷을 잘게 나눠 속도감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빠르게 움직이는 게 스턴트맨 출신 감독이 택한 방식이다.

최고급 스포츠카가 등장하는 자동차 액션은 일종의 팬서비스로 보면 된다. 

 '존 윅'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존 윅이 살아가는 세계 그 자체다. 영화는 도심에서 난무하는 총격전을 아무 죄책감도 없이, 최대한 화려하게 보여주고자 아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냈다. 이 세계는 범죄자들을 위한 세계이고, 킬러들을 위한 세계이다. 집에서 한바탕 총격전을 벌인 존 윅에게 경찰은 묻는다. "복귀하시는 건가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킬러들만 묵는 호텔이 있고 그들만의 룰이 있다. 킬러가 남긴 시체를 처리하는 이들도 따로 있다. '존 윅'의 세계는 마치 레이먼드 챈들러가 그의 에세이 '심플 아트 오브 머더'에서 서술한 하드보일드 세계와 닮아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그곳에는 그 '비열한 거리'를 걸어가는 명예로운 인물이 있지만, '존 윅'의 하드보일드 세계에는 복수를 행하는 남자만 있다는 것이다.

키애누 리브스는 우리가 원했던 키애누 리브스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귀했다. 올해로 51살이 된 그는 나이가 무색한 외모와 몸놀림으로 관객이 그에게서 기대했던 모습을 온전히 충족해준다. 리브스의 역할은 단순히 액션에 국한돼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슈퍼스타 특유의 아우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하는 역할도 충실히 소화한다.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건 눈빛이라는 말에 그는 가장 좋은 본보기가 된다.

우리나라 액션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발생한다. 액션영화를 액션영화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액션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너무 진지하게 행동하고 감독 혼자 우수에 차있으면 액션영화는 촌스러워진다. '존 윅'은 '잘 만든' 액션의 본보기다.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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